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를 배웠다.
희곡 작품이기도 하고 교수님이 감정이 풍부하고 연기력(?)이 좋으셔서 수업이 정말 재미있었다.
기형도의 시 「질투는 나의 힘」을 읊어주셨는데 마지막 구절의 스스로를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본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질투’에 관한 스피노자의 정의를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문장을 이해하고 나니(사상을 이해했다는 뜻은 아님) 신기하다.
질투(Invidia)란 타인의 행복을 슬퍼하고, 반대로 타인의 불행을 기뻐하도록 인간을 자극하는 한에서의 미움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
사랑을 일곱 가지로 나눈 것 중 몇 가지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잊었거나 잘 몰랐던 것도 있다. 요즘 내가 품고 있는 감정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잠시 생각해 봤다.
- 에로스
- 루두스
- 스트로게 : 가족애
- 아가페(에로스 + 스트로게)
- 프래그마(루두스 + 스트로게) : 부부애
- 필리아 : 플라토닉, 형제애
- 필로티아 : 자기애
스피노자는 이름밖에 몰랐는데, 심신일원론에 대해 들으니 그의 철학이 이미 나를 포함한 현대인의 사고방식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펭귄북스에서 나온 오델로를 읽어보고 영화 『Her』도 다시 한번 봐야겠다.
엊그제는 넷플릭스에 영화 『감각의 제국』의 추천이 떠서 봤는데, 성인 인증을 했음에도 영상에 온통 블러 처리가 돼 있어서 어린애 취급 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중간에 끊고 어둠의 경로로 감상하다가 졸려서 자고, 다음날 점심 먹으면서 나머지를 봤다. 영화평을 찾아서 읽어 보니, 영상을 전혀 다르게 해석해서 ‘꿈보다 해몽’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도 있었다.
이 영화를 대학교 수업에서 논할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을 잠시 해봤는데, 대한민국에서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