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학기/삶과사색:인문학… 3

트랜스휴먼과 트랜스젠더리즘, 동성 커플에 관한 잡설

작년에 들은 교양 수업 리포트를 블로그에 올려두니 읽으러 오는 사람이 가끔 한 명씩 있는지, 관리자 화면에 유입 키워드가 뜨곤 한다. '트랜스휴머니즘과여성운동'이라는 키워드가 있다. 트랜스휴먼의 철학적 의미는 심오한 것이 있겠지만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에게 화두가 된 것은 분명하다. 예를 들어, 요즘은 성형수술에 관한 생각이 이렇게 바뀌었다.성형 수술로 예뻐진 여자들을 성형 괴물이라고 손가락질하지만, 의학 기술을 활용해 신체를 개선하는 것이 꼭 나쁜 일인가 하면 답하기 쉽지 않다. 누구나 크고 작은 상처를 병원에서 치료하고 치아도 보수하는데, 심미적인 만족감을 위해 피부와 골격을 좀 개선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없지 않나 싶다. 물론 나는 피치 못한 사정이 없으면 몸에 칼을 대기 싫어하는..

[과제] 포스트휴머니즘과 ⟨사이보그 선언⟩

(작성일: 2023. 5. 7.) ⟨사이보그 선언⟩은 1985년 소셜리스트 리뷰에 발표된 도나 해러웨이의 논문으로, 레이건-대처 시대에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문제 의식을 담았다.(최유미) 해러웨이는 캐리 울프와의 대담에서, ⟨사이보그 선언⟩을 쓰게 된 경위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레이건 정부 초기에 (그때가 80년대 초반이었죠) 《사회주의 리뷰》의 웨스트 코스트 콜렉티브가 저를 포함해 여러 맥락에서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나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로 간주되는 사람들—상당히 광범위한 뜻을 함축하던 정치 구성체입니다—에게 원고를 청탁했어요. 나중에 레이건-대처 시대로 기억하게 된 당시의 역사적 순간에, 무엇이 가능하고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글을 몇 페이지 써달라고 했습니다...

삶과사색 10주차

도나 해러웨이(다나 해러웨이)의 〈사이보그 선언〉을 배웠다. 해러웨이는 학부에서 동물학, 철학, 문학 전공을 하고, 석사 때 진화철학과 신학을 연구하고, 박사는 생물학으로 학위를 받았다. “주로 SF 서사물의 기계-인간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되던 ‘사이보그’라는 단어를, 해러웨이는 “포스트휴먼적 존재 및 사유에 대한 ‘은유’로 사용”했다. 수업에서 사회주의 페미니즘, 급진적 페미니즘, 사이보그 페미니즘을 구분해서 설명했다. 수업을 듣고 나서 책 《해러웨이 선언문》(황희선 옮김)을 사서 훑어봤다. 역자가 생물학과 문화인류학을 공부했다. 한 줄을 읽을 때마다 배경 지식을 필요로 하는 내용이 쏟아져 나와서, 생물학이나 철학, 페미니즘을 연구하지 않은 사람이 한 번 읽고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