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학기/임상기초메이크업

임상기초메이크업 5주차 - 베이스 메이크업

서사대생 2023. 10. 7. 21:25

4주차까지 이론 수업만 하다가 5주차에 들어서 처음으로 실습을 했다.

사이버대이다보니 실습이라고 해서 대면 수업을 하는 것은 아니고, 영상 강의를 시청하기만 하면 출석으로 인정된다. 기말 과제로 실습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고 들었다.

그리고 실습은 이론 수업과 다르게 ‘실감형 영상 강의’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총알을 피하는 장면처럼 여러 대의 카메라가 피사체를 둘러싸도록 배열해서 동시에 찍은 것이다. 그래서 모델의 왼쪽 얼굴이 보이는 시점부터 모델의 오른쪽 얼굴이 보이는 시점까지, 영상 재생 중에 시청자(학생)가 선택해서 볼 수 있다.

 

실습을 위해 올리브영에 화장품을 주문했다. 강의를 들었어도 화장품이 생소하고 워낙 다양해서 고르는 데 애를 먹었다.

  • 다자연 365 그린 선인장 마스크
  • 정샘물 스킨 세팅 톤업선/톤코렉팅 베이스 ← 그린
  • 메이블린뉴욕 핏미 파운데이션 115 아이보리 ← 자연스러운 21호
  • 메이블린뉴욕 슈퍼스테이 파운데이션 120 클래식아이보리 ← 화사한 23호
  • 메이블린뉴욕 핏미 파운데이션 220 내추럴베이지 ← 24호
  • 데이지크 프로 컨실러 팔레트 2colors(단품/기획)
  • 에스쁘아 프레쉬 세팅 파우더
  • 필리밀리 미니메이크업브러시세트

 

메이크업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을 위한 세트를 파는 것도 보았지만, 시험을 볼 것이 아닌데다, 세트에 있는 물건을 모두 활용하지 못하거나 필요한 것을 추가로 사야할지도 모르는 채로 큰돈을 쓰기가 꺼려지기도 했고, 필요한 것을 하나하나 직접 고르면서 공부가 될 것 같기도 해서 매주 실습할 때마다 필요한 것을 사기로 했다.

 

구매한 화장품

놀랍게도 올리브영은 주문한 지 몇 시간 안에 배달을 해주는 ‘오늘드림’이라는 서비스를 한다. 다음 주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실습을 하고 싶어서, 일반배송으로 담아뒀던 물건들을 다시 오늘드림 장바구니에 넣었다. 그 과정이 조금 불편했지만, 주말에 주문하자마자 집에서 빠르게 배달받을 수 있는 큰 편리에 비할 바는 아니다.

 

화장에 앞서 세안과 면도를 했다.

오랜만에 세수를 했더니 평소보다 잘생겨 보인다

 

메이크업 전에 팩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수분 팩을 했다.

 

광활한 이마를 반밖에 못 덮는 팩

팩을 붙인 채로 누웠더니 고양이가 가슴팍에 올라온다. 알람을 10분으로 맞췄다.

잠이 들락말락 할 때쯤 알람이 울렸다.

 

스킨 로션을 발랐다. 남성용 스킨 로션 겸용 제품으로, 평소에는 면도 후에만 소독용으로 쬐끔 바른다.

평소에는 손금 있는 곳에 짜서 그대로 인중에 갖다 대는 식으로 발랐는데, 강의를 보니 교수님이 왼손 손등에 짜서 오른손 손가락에 묻혀 펴바르길래 따라했다.

 

아마도 촉촉해진 쌩얼

강의에서는 썬크림을 바른 후에 메이크업 베이스를 쓰는데, 깜빡하고 썬크림을 건너 뛰었다.

내 얼굴 색이 불그스름하다고 생각되어 메이크업 베이스를 녹색 계열을 샀다. 막상 바르려고 하니 어디에 어떻게 붓질해야 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얼굴 전체에 마음대로 발랐다.

메이크업 베이스를 칠했더니 평소에 보던 얼굴 색과 확 달라져서 위화감이 들고,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메이크업 베이스를 바른 후

 

파운데이션을 바를 차례다. 올리브영에서 오늘 배송 가능한 것으로 고르느라 제품군을 통일하지는 못했지만 별로 상관없을 것 같다. 같은 메이블린에서 나온 건데 제품군에 따라 무슨 차이가 있는 건지 모르겠고, 유리병에 번호가 크게 잘 보이는 게 좋은 것 같다. 120번을 기본으로 하고, 밝게 표현할 부분은 115번, 어둡게 할 부분은 220번으로 골랐다.

 

파운데이션. 왼쪽부터 220, 120, 115번.

사람들이 보통 파운데이션을 구매하기 전에 팔에 발라보는데, 그보다는 턱 조금 위쪽의 색과 맞추는 것이 좋다고 한다. 메이크업 베이스를 바른 상태이긴 하지만 대충 맞는 것 같다.

 

내 눈에는 대충 비슷해 보임

 

브러시로 파운데이션을 칠했다. 아까 먹은 왕뚜껑 컵라면의 뚜껑을 팔레트로 썼다.

  • 기본색(120): 뺨
  • 밝은 색(115): 눈썹뼈 위쪽, 눈 아래와 눈썹뼈 아래 그늘진 곳, 수염 자국이 있는 인중, 입술 아래.
  • 어두운 색(220): 턱선, 헤어 라인

 

의도한 것은 아닌데, 왼쪽 이마의 붉은 점이 가려졌다.

나중에 다시 보니 광대뼈 아래 그늘진 곳도 밝게 해주면 좋을 것 같다.

 

파운데이션을 바른 후

 

미간과 오른쪽 눈(사진상의 왼쪽) 아래의 검버섯(?)을 컨실러로 가려주었다. 컨실러의 색이 파운데이션보다 지나치게 밝으면 흰 얼룩이 생긴 것처럼 되어 버려서 색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컨실러로 완전히 숨기지는 못하지만, 바르기 전보다는 깨끗해 보인다. 세필로 검버섯 위에만 발랐으면 더 좋았겠다.

왼쪽 눈 위의 붉은 점은 파운데이션만으로 이미 가려졌으므로 따로 손대지 않았다.

 

컨실러로 검버섯을 가림

파우더를 발랐다. 케이스에 들어있는 퍼프를 사용했다.

 

파우더까지 바름

기초 화장 전후 비교:

 

 

시범을 보면서 동시에 따라한 것이 아니라, 강의를 보고 나서 기억을 더듬으며 한 것이라서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고 대충 한 것이 많다.

그래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손으로 화장을 해본 것 치고는 만족스럽다. 아직 색조 화장을 하지도 않았는데 기초 화장만으로도 상당히 달라 보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마의 주름이 화장 전보다 더 잘 보인다는 것인데, 나이도 들었고 그동안 피부 관리를 전혀 하지 않고 살았으니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눈썹 정리를 하지 않았고 아직 눈썹 화장을 하지 않은 상태라 조금 아쉬운데, 나중에 눈 화장을 배우고 적용하면 나아질 거다.

 

이 과목을 수강할지 말지 고민 끝에 신청한 것이었는데, 내 손으로 화장을 해보니 재미있고 수강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 프라모델 도색하고 고3 때 디자인 학원에서 색채 정밀을 배운 이후로 붓질을 한 기억이 없는데, 한참 지나서 화장 붓을 잡게 될 줄이야. (그러고 보니 군에 있을 때 통신보안 포스터를 그리라길래 애니콜 사진을 보고 대충 한 장 그렸던 기억이 난다. 그것도 25년쯤 전의 일.)

 

그리고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서비스와 앱을 화장품을 고르면서 경험해 본 것도 좋았다. 올리브영 웹사이트도 사용하기 편리했고, 잼페이스라는 앱은 피부 톤을 알려주고 그에 적합한 제품을 추천해 준다.(화면을 캡처해서 올릴까 했는데 저작권 문제도 있고, 이 포스팅이 앱 광고 목적인 것 같은 인상을 줄까봐 이쯤에서 마무리한다.) 그밖에도 패션 뷰티 산업에서 AI를 활용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다. 로봇도 그렇고(미용실의 머리 감겨주는 의자와 세면대를 로봇화해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