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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학과 특강

서사대생 2025. 1. 26. 10:40

OpenAI API 등의 활용법을 안내하는 책을 작년 봄부터 쓰기 시작해서 올해 나왔다. 책의 홍보를 위한 추천사를 인공지능학과 천지영 교수님께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써주시면서, 책 내용으로 인공지능학과에서 특강을 하지 않겠느냐고 제의하셨다. 뜻밖이었지만 좋은 경험이 될 듯해서 수락하고 1월 25일로 날짜를 잡았다.

 

나중에 공지가 올라와서 봤더니 인공지능학과뿐 아니라 빅데이터·정보보호학과, AI크리에이터학과가 함께 참석하는 행사였고, 학과 설명회도 하기로 되어 있다. 그래서 책 내용인 LLM API 이야기가 청중의 관심사에 딱 맞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 공지

 

그래서 인공지능에 관한 지식이 많지 않은 사람도 공감할 만한 내용으로 발표 자료를 준비했다. 그리고 LLM에 관해 이야기 하려면 언어 모델을 먼저 이야기해야 하고, 그 전에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모델이 무엇인지 같은 기초적인 이야기도 해야 하는데, 그런 식으로 하면 너무 지루해질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챗GPT, NotebookLM, Gemini Advanced 등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먼저 들려주고, 중반 이후로 LLM에 관한 기본과 API까지 이야기하는 구조를 잡았다. 발표 자료를 만들다 보니 분량이 꽤 많아져서, 발표하려고 보니 200페이지가 넘어버렸다.

 

늘 집에 있다가 오랜만에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할 자리가 생겼고, 특강을 촬영해서 영상을 만드는 데도 동의했으므로 외모에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머리에 스트레이트닝 밤을 발라 드라이기로 말리고, 옷을 좀 더 신경 써서 고르고, 오랜만에 메이크업도 했다. 재작년인 1학년 2학기 때 임상기초메이크업 과목을 수강하며 사둔 화장품이 다행히 아직 쓸만했고, 배운 것을 좀 잊어버리긴 했어도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톤 코렉터와 메이크업 베이스로 기초를 하고, 브로우와 아이컬러, 립도 했다. 눈썹 정리는 며칠 전에 대충 해뒀으므로 넘어 갔고, 바쁘기도 하고 딱히 거슬리는 데가 없어서 컨실러도 안 썼다. 아이라인, 속눈썹 마스카라, 블러셔 등은 스킬에 자신이 없기도 하거니와, 보는 사람이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고 시간도 없어서 안 했다. 혹시 필요할까봐 파우더와 립 펜슬을 챙겼다. 오랜만에 화장하고 외출했더니 혹시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목을 끌 만큼은 아니었나 보다.

 

내가 특강을 한다는 소식을 우리 학과 학생들에게도 알렸더니, 고맙게도 몇 분이 와주셔서, 책을 두 권 챙겨가서 나눠드렸다. 평소 KCPSW 프로젝트를 하는 B동 강의실에서 잠깐 기다리다가, 행사가 열리는 A동 5층으로 이동했다. 2년간 학교에 다니면서 와보지 못한 계단식 강의실이었다.

 

밖에서 조교님이 맞아주셨고, 화면으로만 보던 교수님들도 처음으로 직접 뵈었다. 학생들은 대부분 경진대회와 공모전에 입상해서 상을 받으러 오셨고, 신편입한 학생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도 사이버대 특성상 오프라인 참석자보다 온라인으로 영상을 보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으니, 인공지능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은 신편입생 눈높이에 맞추기를 잘 한 것 같다. 깜빡하고 다초점 안경을 안 챙겨서 청중의 표정을 살피지 못했지만, 대체로 집중해서 잘 들어주신 듯하다. 한 시간에서 최대 두 시간까지 생각하고 만든 것인데 행사 진행에 맞추다 보니 한 시간 정도에 끝내야 해서, 준비한 내용의 절반 정도만 이야기하고 마쳤다.

 

질의응답 시간에 GPT 제작에 관해 문의하신 학생과 휴식 시간에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공무원으로 일하며 인공지능 활용을 연구하는 모임도 하고 계신데 GPT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막막해 하시는 듯했다. 그래서 특강을 한번 해드리기로 했다.

 

이어 시상식과 수상 소감 발표가 있었는데, 학과 특성인지 수상자의 특성인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20~30대로 보이는 청년이었다.

 

세 학과 교수님들이 돌아가며 각 학과를 소개하셨다. 듣고 있다가 혹해서 전과를 할 뻔했지만 다행히(?) 신청 기간이 지났다.

 

행사 마치고 뒤풀이에도 초대해 주셨는데, 우리 학과 학생들과 저녁 식사 하기로 이미 약속했어서 따로 모였다.

 

식사 후 카페에서

 

이제 동계학기도 마치고 특강도 끝난 데다 긴 설 연휴가 시작됐다. 패스트캠퍼스에서 구매하고서 아직 듣지 않은 강의도 있고 새로 생긴 스타무크에도 좋은 수업이 있으니, 3학년 1학기 개강 전까지 짬짬이 봐야겠다.

참, 출판사에서 책 내용으로 온라인 스터디도 열기로 했으니 그것도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