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10주차 수업 말미에 ‘애착’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자기/타인에 대한 태도 | Bartholomew와 Horowitz (1991) | Ainsworth (1978) | 대인관계방식 |
자기긍정/타인긍정 | 안심 | 안전 | 친밀감과 자율성에 대해 편안해 함 |
자기긍정/타인부정 | 거부 | 회피 | 친밀감과 의존성에 대해 거부함 |
자기부정/타인긍정 | 집착 | 불안/애증 | 관계에 집착함 |
자기부정/타인부정 | 공포 | 회피 | 친밀함을 겁내고 사람을 회피함 |
성인 애착 유형 테스트를 해보라고 링크도 알려주셨다.
나는 관계에 집착하지 않고 독립성을 중시하므로 ‘자기긍정/타인긍정’ 또는 ‘자기긍정/타인부정’이 아닐까 싶지만, 테스트를 해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불안정애착(혼란)(공포회피형) : 자기부정 - 타인부정’이라고 한다. 특히 회피 점수가 상위 12.3%로 꽤 높다.
두려운 회피 유형
불안정애착(혼란)(공포회피형) : 자기부정-타인부정
회피점수 2.33 이상, 불안점수 2.61 이상
나는 남들과 가까워지면 왠지 편안하지가 않다.
나는 정서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원하기는 하지만, 남들을 완전히 신뢰하거나 남들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기가 어렵다.
나는 남들과 가까워지면 내가 상처를 받을까봐 걱정된다.
극복 방법도 함께 제시되었다.
극복방법
1. 회피에서 벗어나려는 에너지를 내부의 변화로 연결하자.
2. 운명에 따라 나가자.
도망치지 않는 적극적인 자세가 결정적 열쇠이다. 후에 벌어지는 일은 나의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주체성을 가지고 살아가자.
3. 피하지 말자.
피하는 건 삶을 포기하는 것이다. 인생 묘미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있다.
4. 실패해도 괜찮다.
실패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지 말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나이 먹어가기보다 실패라도 좋으니 무언가를 하는 편이 낫다. 실패했어도 다른 것은 잘 해낼 수 있다. 인생은 자유로운 것이고 선택할 것은 얼마든지 있다.
5. 할 수 없다는 믿음을 버리고 과거를 놓아주자.
결과가 그리 미덥지 못한 나머지, 화가 나려고 했다.
다음과 같은 반박이 떠오른다.
- 내가 회피 경향이 있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이 평가 결과는 나를 지나치게 겁쟁이로 묘사한 듯하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겁을 내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리스크를 지거나 한정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려 할 뿐이다. 달리 말해, 세상에는 무례한 사람도 많고 남을 착취하려는 사람도 있기에, 사람을 가려서 사귀는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 중에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을 것이므로, 내가 섣불리 다가갔다가 오히려 관계를 해칠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것도 있다. 자신을 남에게 완전히 내보이는 것이 순진하고 위험한 행동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그런 행동의 위험성을 고려하는 것을 ‘회피’로 오인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 ‘자기부정’이 정확히 어떤 뜻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그럴 리 없다!
- 내가 이미 오래전부터 경험과 사색, 독서를 통해 깨닫고 강하게 추구하는 사항들이 ‘극복방법’이랍시고 제시됐다. 마치 내가 잘 모르거나 실천하지 않고 있으니 이렇게 달리해보면 좋을 것이라는 양.
- 테스트 결과가 옳다 하더라도, 여기 제시된 ‘극복 방법’을 실천한다고 해서 개인의 가치 판단과 성향을 바꿀 수 있을까?
- 문화권, 연령, 성별, 철학 등 다양성을 반영하지 않고 일률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어쩌면 이 테스트 결과가 정말로 옳고, 나는 방어 기제로 이유를 꾸며내는 것일 수도 있다.
혹은 실제로는 내 생각이 옳더라도, 남들은 나의 언행을 보고 이 테스트 결과처럼 판단할지도 모른다.